은영의 입장에서 이 소설은 처음부터 마지막 문단 전까지 은영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. 소설을 읽으며 전개되는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지나칠 정도로 주변사람들과 분위기가 은영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인다. 그래서 뭔가 찝찝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지만 일단 은영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보겠다. 은영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중산층 커리어우먼이다. 독일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에서 영업지원팀으로 일하고 있으며 회사 내의 입지도 나쁘지 않다. 마지막에는 혜미와 갈등을 겪고 사이가 틀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나마 초반부까지는 혜미를 옹호하던 몇 안되는 인물이었다. 혜미를 불쌍한 소녀가장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어떻게든 처지를 이해해보려했다. 하지만 사장을 비롯한 주변 직원들의 불만으로 어쩔수 없이 혜미에게 월급을 ..